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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남박사의 말이야기 <인마일체 人馬一體>
이호규 2012-03-13 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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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말을 가장 잘 타는 기승자는 어떤 사람일까?

가장 짧은 시간에 인마일체(人馬一體)를 이끌어내는 기승자다. 인마일체란 말과 기승자가 하나(one body)되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3가지 영역에서 말과 하나 되는 것을 뜻한다.

말과 기승자간 무게중심의 일치, 말과 기승자가 톱니처럼 맞물린 상태인 기좌 일치, 정신적으로 신뢰하며 교감하는 심리적 일치 가 바로 그것이다.

인마일체를 완성하게 되면 기승자는 어떤 말이든 기승이 자유롭다. 경주마든 승용마든 기승자는 거침없이 경주마 기수 스타일 또는 승용마 선수 스타일로의 기승이 자유롭다는 설명이다.

만약 경주마 기수가 승용마 선수처럼 우아한 동작을 이끌어내지 못하거나 반면 승용마 선수가 경주마 기수처럼 레이싱에 능통하지 못한다면 이는 자신의 영역에서만 기승술을 발휘하는 실력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기승의 완성도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양쪽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없는 것에 대한 변명은 설득력이 없다.

승마계에는 '기승술에 대한 지식이 한계에 부딪히면 그 시점부터 말은 혹사를 당한다'는 명언이 있다.

양쪽을 넘나들기 위한 핵심적 요소는 '적극적 협력'과 '절묘한 양보'에 있다. 흔히 기승술이 뛰어난 경우에도 불구하고 경주마와 승용마의 경계선을 허물어버리지 못하는 데는 이 두 가지 중 하나를 놓치기 때문인 것 같다.

인마일체를 위해 기승자는 말에게 협력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도 적극적 협력이 필요하다. 예컨대 80km를 완주해야 하는 지구력 경기시 기승자가 자신의 체중 100%를 말에게 그대로 전달했다면 말 입장에서 기승자는 '극단적 이기주의 자'임에 틀림없다. 또 말이 가장 편한 위치에 재갈을 물고자 신호를 여러 번 보내는데도 불구하고 기승자가 재갈을 양보하지 않는다면 말은 기승자를 '무례한'으로 판단 할 것이다.

기승술이 어느 경지에 오른다는 것, 혹은 말을 잘 탄다는 것은 결코 단순한 감각이나 훈련에 의해 완성되지 않는다. 욕심을 버릴 줄 알아야 하고 양보할 줄 알 되 타이밍을 놓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말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승마를 '지상 최고의 스포츠'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남병곤 승마역학박사/한국마사회 제주본부장

자료 :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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